남기고 싶은 기록

장독 (Ver. 2)

날개짓@네이트.컴 <nalgaezit> 2024. 6. 7. 15:13

장독 (Ver. 2)

                              윤형석



장독 하나 덩그러니
비바람 땡볕에 우두커니 서있다.

반짝이는 바닷가 모래알 처럼
찰나에 사라지는 세상사

덮히고 묻히는 세상사 숙명이
이 장독을 진실에 떨며 몸부림 치게 한다.

바람이 거셀수록 높이 나는 새가 있다던가

비로 때를 벗고
바람으로 숨을 쉬는 운명의 장독이 있다.

세상 단면 곳곳
불의의 불은 꺼져가는가
진일보의 장면은 늘어가는가

불의와 퇴보의 단면 또한 늘어갈 지언정

붉고 차진 흙으로 빚어 등불이 된
올곧은 장독 하나 우두커니 서있다.


2024/06/07


* 송경동 시인님께 드리는 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