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짓@네이트.컴 <nalgaezit> 2020. 11. 17. 15:35

어찌 하오리요
닳아 버렸던 서러움을
닳아 버렸던 그리움을

어찌 하오리요

만년이 쌓여 뒤집어진 바위는
생의 처음을 기억하는 언덕은
저 바다의 반짝임은,
내 영혼의 그 뱃고동은,
그 흙은, 그 억세는,

그대로, 그대로 있었네

떠났던 그 소년을
이렇게도,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네

쇳물 같은 이 눈물
빙하 같았던 이 서러움
이 맞닿은 두 서글픔들이

이 언덕에서, 오늘
내 영혼의 어스름을 비워내 주네

오늘, 그 소년은
눈 뜰수 없는 윤슬이 되었네

2020/11/15